2024년 한국컴퓨터종합학술대회(KCC)에 참여하여 논문 발표를 하고 왔다. KCC는 한국정보과학회 주관으로 진행하는데, Computer Science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꼽힌다고 한다. 한 전공 수업에서 내가 개발중인 서비스에 들어가는 객체 인식 기술에 대해 발표를 한 적이 있는데, 교수님께서 그걸 좋게 봐주셔서 논문 작성을 권유해주셨다. 덕분에 제 1저자로 나의 논문을 작성하고, 제주도로 날아가 발표를 하고, 다른 사람들의 발표도 보고 커뮤니케이션할 기회를 가지며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제주도에 도착하고는 숙소에서 포스터를 붙여두고 계속 발표 연습을 하고, 예상되는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다듬었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제법 큰 규모의 학회가 이미 열려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다. 동종업계 종사자/전공자들이 정말 바글바글하다. 이 사람들 다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부연구생도 아니고, 대학원 진학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교수님이 내 전공수업 발표를 보고 나를 간택하셔서 어쩌다 보니 학회에 논문 발표까지 하게 되었다. 이런 학회 참여, 연구 분야는 새롭게 다가왔다.

내가 심사받을 차례가 다가온다.
잘 해야한다.

발표시간, KAIST 소속 교수님이 내 담당 심사위원이었다. 내게 오셔서 질문을 많이 하셨는데, 어떻게 구현했는지, 그리고 어떤 원리로 동작하는 지를 많이 물어보셨다. 객체 추적, 이상치 제거를 위한 알고리즘 등 대부분의 구현 요소들이 여러 알고리즘/로직들을 비교해보고 고심끝에 선택한 것들이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어서 설명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다른 이들도 구경하다가 궁금한 점을 내게 물어봤다.
의외였던 점은, 떨려서 발표를 잘 할 수 있을 지 걱정이었는데, 내가 만든 것을 당당하게 소개할 수 있으니 시간이 갈 수록 나 혼자 신이 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끝나고 보니 오히려 내가 만든걸 즐겁게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괜한 걱정을 했다.

발표가 다 끝나고 나서는 다른 사람들의 발표 자료들도 둘러보았는데, 언어 모델의 지분이 상당히 컸다. 아무래도 계속 가장 뜨거운 주제이지 않을까 싶다.

카카오에서 준비한 기술 발표 세션도 있어서 참석하였는데, 추천 시스템과 대규모 트래픽 처리에 관한 내용이었다. '공평한' 추천 시스템을 만든다는 게 인상깊었다. 추천 시스템에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구현한 이후로 사용자 통계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생겼다고 했는데, 그 개발자들 참 뿌듯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발표를 마친 후엔 학회 개최지인 중문 주변을 둘러봤고, 다음 날엔 한라산 등반에도 도전했다. 몇 주 전부터 미리 입산 예약까지 해뒀는데 막상 당일이 되니 폭우가 와서 중간에 입산 통제 조치가 떨어지고, 눈물을 머금고 하산했어야 했다. 발목이 잠길 정도여서 정말 위험하긴 했었다. 다음에 제주도에 올 땐 백록담 정복 예정이다. 돌아오는 길엔 비행기 지연이 생각보다 많이 길어져서 새벽 늦게 도착했지만, 그래도 전부 좋은 경험으로만 느껴졌다.
몇 주 뒤..(추가)
아쉽게도 우수 논문 시상 관련된 소식이 들리지 않고 내게 따로 연락도 오지 않아서 그냥 그렇게 끝나나보다 했는데..

내가 입상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이메일로 날아왔다.
교수님에게 축하세례도 받고, 동기들한테 자랑도 좀 할 수 있었다.
이번 해 상반기는 꽤 괜찮게 보낸 것 같다.